
다시 돌아온 서울 그곳은 혹한기때보다 더 추웠습니다.
3년만에 다시 꿈을 이루기 위해 상경했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인생에서 가장 안 풀린 적이 있으신가요?
뭔가 하려고 해도 계속 방해받고, 나아가려고 해도 계속 복잡해지는 그런 상황이 있었나요?
저는 4번째 직장을 옮기고 실업급여를 받던 중 우연히 서울로 상경했을 때가 그랬던 때 같습니다.
다시 한번 제 꿈을 위해 3년만에 다시 돌아온 서울은 제게는 마치 쌀쌀한 겨울 같았습니다.
아는 사람 한 명 없고, 새로운 업무 그리고 다시 돌아온 영업직의 부담감은 쌀쌀하다 못해 입고 있던 옷까지 벗겨내려는 냉랭한 바람과 같았습니다.
하지만 서울의 모습은 3년 전과는 달랐으며, 보다 빠르고 열정적으로 그리고 쉴 틈 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곳이었습니다.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방콕이 아닌 방문을 나가기로 했습니다.
겨울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 나보다 더 추운 겨울을 격고 있는 곳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갔습니다.
그렇게 한 달 두 달 서울의 열정에 적응하지 못해 혼자서 겨울 속에 있던 제게 책의 한 구절에서
"내 상황이 너무 안 좋다면 나보다 더 안 좋은 사람을 도와보세요"라는 구절을 보았습니다.
그 길로 소모임 어플을 켜 봉사활동을 찾아보았고, 하루에 만원도 쓰기 힘든 제게 집주변에 반려견/묘 봉사활을 할 수 있는 모임이 있었습니다.
물도 나오지 않고, 화장실도 없던 환경이 아주 열악한 곳이었습니다.
총 100마리가 넘었던 강아지들과 고양이 그리고 각자 사정이 달랐던 반려동물들의 사연... 제일 덩치 큰 애는 개 사육장에서 구출되어 매일 누워있고 눈물만 흘리던 친구, 한쪽 다리가 없지만 사람을 너무 좋아해 꼬리 치며 다가오는 친구, 사람 나이로 80살이 넘었지만 힘든 몸을 이끌고 자주 봤던 봉사자들을 반겨주는 친구 등 각양각색의 사연이 있었습니다.
그런 친구들을 한 달에 한 번, 한 달에 두 번, 그리고 매주씩 방문하니 제게도 다가와 주었고, 사람을 기피하던 친구마저 자신을 쓰다듬어 달라고 몸을 내주었고, 그럴수록 저만의 겨울은 조금씩 풀려 봄이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봄이 다가오니 마음의 여유 그리고 알 수 없는 힐링과 행복을 느끼게 되었고,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던 꼬였던 매듭도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봄이 오고나서야 알았습니다.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도움 주러간 곳이 내가 겨울을 이겨낼 수 있게 도움 받았다는 것을
그 이후로 뭔가 인생에서 매듭이 꼬인다면 풀려고 노력하기보다 저보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 매듭을 풀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예전 반달이네 처럼 봉사활동을 자주는 못가지만 주변을 잘 관찰하고 돌아보니 저처럼 겨울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옆자리 동료, 언제나 일찍 나와 사무실을 깨끗하게 정리해주시는 청소 여사님, 습기가 가득한 곳에서 인상 찌푸리지 않고 묵묵히 자기 일을 하시는 조리원님 등 그런 분들에게 인사드리고 감사하다는 작은 한 마디 해보는 것만으로도 매듭을 풀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지금 매듭이 지어져 있다면, 저처럼 자신보다 어려운 환경에 있으신 분들에게 따뜻한 한마디 남겨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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